감상문

[감상문] 영화 공작(2018) - 호연지기

욕심 많은 글쟁이 2025. 2. 26.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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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보기드문 호연지기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영화는 공작입니다.

2018년 8월 8일 한국에서 개봉했고,

 

윤종빈 감독·각본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 배우들이 출연했습니다.

제 71회 칸 영화제에 공식 초청된 영화였던 만큼

재미있고 생각할 것도 있는 영화였습니다.

바로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영화 속 배경

공작은 1990년대 한반도를 둘러썬 남북관계와 국제 정세를 바탕으로 한 실화를 다룬 영화입니다.

당시 한국은 경제적으로는 고속 성장기를 지나 외환위기를 맞이했으며,

정치적으로는 민주화가 정착되던 시기였습니다.

북한의 핵개발의 진상을 파악하면서도 대한민국의 정치세력들은

자신들의 이권을 유지하기 위해 북한과 결탁하여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진보세력의 집권을 막으려 합니다.

 

✅ 줄거리

1990년 안기부(現 국정원)는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한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암호명 '흑금성'을 대북사업가로 위장합니다.

'흑금성'은 공작을 통해 북한의 대외경제위원회 심의처장 ‘리명운’을 만나게되고,

까탈스러운 요구사항을 맞춰주며 결국 북한의 '김정일'을 직접 만나는 등 북한 권력층의 신뢰를 얻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남한 대선을 앞두고 남북 지도층 간의 모종의 거래를 알게되면서 신념이 흔들리게 됩니다.


✅ 욕심 많은 글쟁이의 시선 - 조국을 사랑한 사람들

영화속에는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자신의 조국'을 사랑합니다.

 

박석영(황정민)은 국군정보사령부의 군인으로, 안기부 소속의 공작원으로서 조국을 아끼고 사랑합니다.

어둡고 힘들고 어려운 길이지만, 묵묵히 자신의 일을 수행하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완벽한 사업가로 변하죠.

극중 방북 상황에서 약물을 통해 진실을 밝히게 심문했지만, 자신은 사업가라는 답변을 할 정도였습니다.

믿고 사랑하는 조국의 이면을 본 뒤 올바른 길을 향했지만 이 또한 조국을 사랑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리명운(이성민)은 북한의 대외경제위원회 심의처 처장으로, 베이징에 상주하며 외화벌이를 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 자본주의 경제학을 공부한 몇 없을 인물입니다. 그 역시 조국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자본주의 경제학을 공부하고 실전에서 외화벌이를 지도할 사람은 나밖에 없소. 그러니...설마 죽이기야 하겄오?"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올바른 길을 향하는 두 번째 인물입니다.

 

최학성(조진웅)은 의견이 갈릴 수 있겠지만, 마찬가지로 조국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국가가 정한 일에 부당함이 있어도, 지금까지의 계획이 무너지고 연기되더라도 이것을 수용하는 사람입니다.

최종적으로는 자신의 안위를 걱정해 '흑금성'의 정체를 먼저 공개하는 강력한 수를 쓰기도 하죠.

 

정무택(주지훈)은 전형적인 북한의 정치 군인 스타일입니다. 조국에 충성을 다하는 한 군인의 역할을 수행하지만, 결국에는 부패한 면모를 드러내며 북한 정권의 실태를 보여주었습니다. 

 

모두가 방식이 다를 뿐, 자신의 조국을 사랑한 사람들이라는 시선으로 보았습니다.

 

박석영(황정민)과 리명운(이성민)의 결이 비슷하고, 최학성(조진웅)과 정무택(주지훈)의 결이 비슷하네요.

 

✅ 욕심 많은 글쟁이의 시선 - 호연지기와 술

극 중 대북사업가로 나오는 박석영(황정민)은 북한 지도부의 마음을 얻고자 짝퉁 롤렉스를 선물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리고 모든 장면은 술을 마시는 장면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본래 술을 마시고 취한다면 숨겨진 속마음도 쉽게 나오기 때문일까요? 박석영(황정민)은 늘 술을 입에 대지 않는 모습만 나옵니다. 아무래도 '공작'중이라는 긴장감에 더해, 사람대 사람으로 이들을 상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일 것 입니다. 

 

📌 호연지기( 浩然之氣)

영화에서 '호연지기'는 흑금성과 리명운의 관계를 상징하는 중요한 요소로 등장합니다.

첫 만남에서도 "근래에 보기 드문 호연지기입니다" 라는 말이 나오고, 리명운이 흑금성에게 선물한 넥타이핀에도 같은 글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맹자의 원문을 보면

"호연지기란, 도의를 실천함으로써 쌓이는 크고 당당한 기운이다."
(浩然之氣者,至大至剛,以直養而無害。)

즉, 옳다고 믿는 신념을 지키며 살아가는 태도를 강조하는 말입니다.

 

흑금성과 리명운은 정치적으로 적대적인 위치에 있지만, 서로에게서 '의리'와 '신념'을 발견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철저한 이해관계로 엮였지만, 점차 서로를 인간적으로 신뢰하면서 우정을 나누게 됩니다.

리명운이 넥타이핀을 선물한 것은 단순한 호의가 아니라, 흑금성이 신념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한 것 입니다.

마지막 대북사업진행을 앞두고 리명운(이성민)이 "호연지기"가 적힌 넥타이 핀을 선물할 때 서로를 향한 마음의 문은 열린 상태였습니다.

박석영(황정민) 또한 처음으로 술잔을 나누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동안 공작 생활을 하며 서로를 의심하고 긴장하던 상황에서 잠시 벗어나 술 한잔을 기울일 수 있다는 장면을 통해서 많은 것들을 보여주었습니다.

'호연지기'의 의미처럼, 서로를 이해하고 신념을 존중하게 된 순간이며, 이념과 체제를 넘어선 인간적인 교감을 뜻 합니다.

 

 

적대적 관계에서도 신뢰가 가능할까?
신념을 지키면서도 상대를 이해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의 답이 바로 호연지기 인 것입니다.

 

갑작스러운 상황으로인해 서로가 급히 헤어져야 했고, 서로의 생사를 확인할 수 없었지만, 영화 마지막 장면에 둘 사이를 보여주는 장면이 감명 깊었습니다.

 

 

✅  아쉬운 점

영화 평론가가 아니기에 냉철한 시선으로 바라볼 여유는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보니 사실과는 다른 요소들이 있었지만 극의 재미를 위한 부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찾을 수 있는 아쉬운 점도 제게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총평

📌 별점 ⭐⭐⭐⭐⭐

📌 평가 : 주연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첩보극 이라는 사실만으로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며, 액션없이도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는 서사를 보여줍니다. 당시의 시대적 정치적 상황을 이해하고 본다면 더욱 도움이 되지만, 이런 부분들도 영화속에서 잘 정리가 되어 있습니다. 아직 보지 않았다면, 시간을 내서 볼만한 영화이며, 이미 봤더라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 한줄평 : 근래 보기드문 호연지기입니다

 


📍 보너스 장면 : 딴스 추는 배우님들~

 

영화 출처 : 공작(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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